
0. 봐야지 봐야지 하고 계속 공사가 다망하여 못보고 있었는데 어제 밤에 용산에서 한다는 얘기를 듣고 급히 가서 봤다.
1. 고등학교 입학하고부터 10년간의 내 인생을 재구성해서 전개해 놓은 것 같아서 보는 내내 놀랐다.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열심히 같이 놀아놓고 자기만 1등하는 사람, 남을 밟고 올라서는데만 열중인 사람, 지식보다는 시험성적이 중요한 사람 등등, 모두 진짜로 내 주변에 있었다. 한껏 허세를 부리면서 되도않게 인생을 논할 때의 나는 란초였고, 그러면서도 언제나 많은것을 걱정하고 불안해하던, 그리고 지금도 불안해하는 나는 라주이고, 원하는 것, 원하지 않는 것, 잘하는 것, 잘하지 않는 것들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나는 파르한이었다.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 모두 자신 안의 란초, 라주, 파르한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2. 솔직히 이 영화가 엄청나게 완성도가 높은 영화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우연에 의존한 전개, 지나치게 과장된 상황과 클리셰적인 캐릭터들, 막장드라마 출생의 비밀급의 안일한 반전까지. 하지만 - 어떤 만화에도 나오듯이 -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는 바로 내 이야기다. 너무나도 정확하게 내 얘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에게 이 영화는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3. 그리고 '알 이즈 웰'만 외친다고 모든게 해결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개인적으로 그런 나이브함에 심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알 이즈 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란초가 가지고 있었던 자기확신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 처한 상황, 그리고 선택의 결과에 대한 확신이 많은 것을 이뤄주는 마법의 주문이라고 생각한다.
4. 자주 여러 가지 가정들을 해 본다. 예를 들어 만약에 내가 스타판에 발을 안들였다면, 사회나 인간 이런 것들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면, 혹은 다른 어떠한 선택의 길에서 다른 선택을 했다면, 좋은 엔지니어가 되었을까? 그리고 지금 처해 있는 거대한 선택. 그런 선택에 대한 확신을 점점 가지고 있는 요 며칠이 내 인생에서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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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ing 2011/10/02 14:48
4. 내가 만약 공대를 안왔다면...?;;;
나도 공감가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재밌게 봤던 영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