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제목을 '롤러코스터는 왜 무서울까?'라고 달았지만, '사람들은 놀이기구를 왜 무서워할까?'라고 해야 맞는 것 같기도 하고.
more..
1.
나같은 경우에는, 초등학교때, 즉 굉장히 어렸을때는 롤러코스터를 꽤나 무서워했던 걸로 기억한다. 무서워했던 이유는, 무중력감(혹은 몸으로 느껴지는 중력가속도) 때문은 딱히 아니었고 놀이기구가 무언가 미증유의 오류로 인해 볼트가 하나 빠지는 등의 대형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어찌 보면 굉장히 어른스런-_- 이유 때문이었다.
2.
그 이후, 그런 사고의 위협을 벗어난 후에는 나는 놀이기구를 꽤 잘 탔다. 중학교때는 놀이공원을 거의 한번도 안갔던 것 같고, 고등학교 말년에나 한번 굉장히 오래간만에 갔었는데 그때는 이미 놀이기구에 대한 공포가 사라져 있었다. 추측하기로는, 물리학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아 롤러코스터는 초반 위치에너지가 높아서 낮은 포텐셜에서는 속도가 빠르고, 따라서 원심력이 중력을 넘어가기 때문에 원을 그리면서 돌 때 떨어질 염려는 없겠구나'라던가, '아 자이로드롭은 전자석과 유압을 이용하기 때문에 자유낙하한 후 박살날 염려는 없겠구나'따위의 생각을 했기 때문일 것 같다.
3.
그 이후, 대학 들어와서 확률론을 배우고-_- 전혀 없던 놀이기구에 대한 공포는 약간 생기게 됐다.(전혀 완전히 무감각한 state에서 스릴을 즐길 정도까지는 내려왔다는 얘기) 아니 내가 코딩을 해도 미스테리우스하게 버그가 날 때가 있는데, 놀이기구라고 그러지 말란 법은 없지 않는가. 그러고보니 고등학교 졸업직전 롯데월드에 가서 친구가 한 말이 생각난다. '사고가 날 확률이 1/1000인 놀이기구가 있다면 넌 탈래?'... 지금 생각해보니 1/1000은 너무 큰 확률인듯.
4.
물론 다른 사람들이 놀이기구를 무서워 하는 이유는 이와는 많이 다를거라고 생각한다. 사고날 염려가 전혀(거의!) 없다는걸 알면서도 무서워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그건 높은곳에서 떨어질 때 느끼는 중력가속도의 느낌이 싫다는 얘기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
5.
근데 생각해 보면 제자리에서 점프!를 할 때도 똑같은 중력가속도를 느끼지만, 이건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내가 어제 농구광인 정우진씨에게 '자네는 농구는 하면서 왜 롤러코스터를 무서워 하는가'라고 물은 적이 있는데 이게 전혀 실없는 소리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결국 그 중력가속도를 느끼는, 자유낙하를 하는 시간의 길이가 문제인 것일까.
6.
사실 지금까지의 생각도 다 내 뇌내망상이라, 또 다른 이유로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나의 옛날 걱정처럼 사고가 날까봐 무서워하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을지도 모르겠다. 오늘 저녁에 우연찮게 공짜로 롯데월드를 가게 돼서 떠오른 생각들임.
Trackback Address :: http://kivol.theand.net/trackback/24
Comment on this post!
우진 2009/02/20 15:23
# 내가 롤러코스터를 무서워하는 이유는 안 타봤기 때문이라는? 자네 논리대로 난 경험하지 않은 것-롤러코스터-에 대해선 긍정적-롤러코스터는 무섭-이기 때문임 :$
#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중력가속도가 무서운 게 아니라 낙하 속도가 무서운 거겠지; 점프 후 착지 직전의 속도와 롤러코스터의 낙하 속도는 차원이 다르다 (-┏)
승연 2009/02/20 16:06
ㄴㄴ 속도라는건 상대속도가 있을 뿐이지 절대속도는 존재하지 않음; 자네 이론에 따르면 자이로드롭같은 경우에 그냥 눈을 감으면 가속도만 느끼고 속도는 느끼지 말아야 하는데 그래도 사람들은 눈감고도 무서워함. 결국 공포는 가속도에서부터 오는거라는거지 ㅋ
우진 2009/02/21 00:21
정말 점프하고 내려올 떄의 기분인듯? 아마 윤동욱도 그리 생각할거임 ㅋ
Nothing 2009/02/22 12:24
윤동욱은 그런 생각할 겨를도 없었을것임?ㅋ
아마 우진이는 롤러코스터를 탔어도 그냥 어라 괜찮은데?라고 했을거같음...
의외로 바이킹이나 기타 모든 놀이기구들을 전부 타고난 후엔 괜찮다고 했었음ㅋ
난...놀이기구보단 후룸라이드에서 튀는 물이 더 무서움~~~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