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1.
히어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슈퍼맨처럼 초능력이 있거나, 배트맨처럼 돈이 많(고 몸이 좋)거나, 아이언맨처럼 돈이 많(고 머리가 좋)거나, 등등의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돈도 없고 몸도 안좋고 초능력도 없네요.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래요. 왓치맨은 그런 사람들의 영화입니다. 영화에 나오는 히어로들은 초능력을 가진 한 명을 제외 하면 사실 싸움을 좀 잘하고 깡이 있을 뿐 별게 없어요.
2.
사실 히어로의 능력이 별게 없다는 것 이상으로 그들에게 닥친 시련은, 그들의 인생도 꽤나 리얼하다는 겁니다. 경찰의 손이 닿지 않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왓치맨이 결성되었는데, 그들은 신문광고도 찍어야 하고 결혼해서 임신을 하고 은퇴도 합니다. 이쯤 되면 우리 히어로들은 아이돌그룹이나 무한도전 멤버같은 스타들입니다. 와 완전 리얼이야, 소름돋았어요.
3.
그뿐만이 아닙니다. 히어로들은 정치적으로 이용돼요. 베트남전에 참전하게 되고, 역사를 바꾸어 버립니다. 그런데 그 대안으로의 역사가 너무나도 현실적이라 또 놀랍습니다. 캐릭터들 역시 과장이나 비약이 거의 없고 기본 설정 위에 사실적인 판단과 이벤트를 얹습니다. 인간이라기보다는 신에 가까운 존재인 닥터 맨해튼 마저도 말이죠.
4.
이 영화의 미덕은, 극도의 리얼리티를 단단한 영상미로 충실하게 원작을 재연했다는데 있습니다.(저도 원작을 보지 않았습니다.) 너무 충실하게 재연해서 러닝타임이 160분을 넘어가긴 했지만, 한번 몰입하게 되면 러닝타임이 길다는걸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5.
원작엔 없고 영화에 있는것은? 음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선곡센스가 좀 대박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사씬에서의 '할렐루야'라던지, B급의 화면과 설정으로 A급 감성을 흔드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6.
결말은 개인적으로 대만족입니다. 스포일러 쓰기 싫어서 더 이상의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결말 이후가 아주 약간 늘어진건 옥의 티지만 수긍가는 부분도 없지는 않습니다.
7.
적어도 한국에서 이 영화의 평점은 대부분 1점 아니면 10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를 추천할만한 사람과 비추할만한 사람을 규정해 보겠습니다.
추천할만한 사람 : '다크 나이트'가 인생의 걸작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좀 더 B급감성을 가진 사람, 잔인한걸 싫어하지 않는 사람, 영화에서의 남성의 성기노출을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
비추할만한 사람 : '이제 히어로들의 반란이 시작된다!'같은 한심한 포스터문구를 믿는 사람, 히어로영화는 열심히 때려부수고 악당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영화를 작업용으로만 보는 사람
ps. 네이버 리뷰중에 이런 얘기가 있는데 제 생각과 비슷해서 부분만 떼어 가져와 봅니다.
> 난해해서, 덜 오락적이어서, 너무 잔인해서 혹은 야해서, 비주얼이 부족해서 혹은 넘쳐서, 러닝타임이 길어서 혹은 지루해서, 이런 단순 취향적 감상적 호.불호는 정말이지 보는 자의 자유다. 하지만 이런 단순 취향적 감상적 호.불호를 비평적인 척 가장하며 확장하는 주장, 게다가 설득력을 가지려고 하는 태도에 이르면 정말이지 나라도 방어적으로 상대해주지 않을 수가 없다. 피상적인 느낌을 가지고 쓰레기니 최악이니 막말을 퍼붓고 비평가 이상의 심판자적 판단으로 어떤 우월감을 가지려 하는 것은 책무는 없이 비난의 자유를 달라며 관객이라는 안전망에서 유유자적하는 꼴이나 다름 없는 것이다.위에 썼듯이 원작 만화를 지나치게 충실하게 재연했다는 평이 있는데, 원작 만화를 보게 되면 역시 별 5개를 줄 듯 하네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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